펜디 매장에 처음 들어가면 대부분 비슷한 자리에서 한 번 멈추게 돼요. 바게트, 피카부, 바이 더 웨이가 머릿속에서 나란히 떠오르는데, 막상 같은 라인의 변주처럼 느껴지거든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 가방의 출발점은 꽤 달라요.
세 가방은 시간 간격을 두고, 같은 디자이너의 손에서, 서로 완전히 다른 문제를 풀려고 만들어진 가방이에요. 그래서 비슷한 선택지로 보고 한 점만 고른 사람은 세 번째, 네 번째 들고 나갔을 때부터 어색함을 느끼게 되는 거예요. 가방이 옷장에서 맡는 자리가 처음부터 다른 거죠.
가장 단순하게 정리하면 이래요. 바게트는 1997년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가 그린 작은 숄더백, 피카부는 2008년에 그가 로고 열풍과 반대로 그려낸 단정한 톱핸들백, 바이 더 웨이는 2014년에 일상에서 자주 들 수 있게 더해진 보스턴 실루엣이에요. 이 차이만 한 번 정리해두면 선택이 훨씬 쉬워져요.
세 가방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바게트는 1997년에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가 선보인 가방이에요 (It's Not Just a Bag, It's a Fendi Baguette, WWD). 당시 칼 라거펠트가 아티스틱 디렉터였고, 그녀는 액세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첫 번째 시그니처 가방을 그렸어요. 영감은 단순했어요. 파리의 여성들이 갓 산 바게트 빵을 팔 아래에 끼고 거리를 걷는 모습. 그 자연스러움과 친밀한 거리감을 가방으로 옮겨놓은 거예요. 가로 26cm, 세로 14cm의 작은 사각형 플랩, 짧은 어깨끈, 앞쪽의 인터로킹 FF 잠금장치. 출시 첫해에만 10만 점 이상이 팔렸고, 1999/2000 가을·겨울 컬렉션의 보라색 시퀸 버전이 Sex and the City 시즌 3에서 캐리 브래드쇼가 강도에게 "이건 가방이 아니라 바게트예요"라고 말하는 장면에 등장하면서 전 세계 it bag의 시작점이 됐어요 (Fendi Baguette Bag History, WWD).
피카부는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8년에 등장했어요. 같은 디자이너, 다른 출발점이에요. 2000년대 중반, 로고가 크게 보이던 흐름 한가운데에서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는 일부러 anti-it bag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해요 (Silvia Venturini Fendi Reflects on Designing the Peekaboo Bag, FASHION Magazine). 처음 이름은 "Hide and Seek"였고, 가방의 핵심은 앞면 패널이 약간 앞으로 기울어 살짝 열리는 구조였어요. 가죽의 부드러움과 형태의 균형이 잘 맞아서, 가방이 스스로 살짝 열리며 안을 보여주는 모양이 됐죠. 그 모습이 아이들과 놀던 "까꿍" 놀이를 닮아서 이름이 피카부(Peekaboo)로 바뀌었어요. 첫 모델은 2008년 말에 발표되고 2009년 봄에 매장에 들어왔어요.
바이 더 웨이는 셋 중 가장 늦은 2014년에 더해졌어요. 같은 디자이너가 다시, 이번에는 일상을 위해 그린 가방이에요 (Fendi Is Relaunching Its Iconic By The Way Bag, PurseBlog). 모양은 보스턴 백이에요. 좌우로 길쭉한 타원에 가까운 직사각형 몸체에 짧은 두 개의 손잡이, 분리 가능한 긴 숄더 스트랩이 함께 달려 있어요. 손에 들거나, 어깨에 메거나, 크로스바디로 비스듬히 걸어도 자연스럽게 자세가 잡혀요. 피카부처럼 격식 있는 자리를 노리고 만들어진 가방은 아니에요. 매일 가방을 들고 나가는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형태가 조금 부드러워져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그려졌어요.
세 가방, 세 가지 다른 문제예요. 바게트는 팔 아래에 끼는 작은 숄더백, 피카부는 손이나 어깨에 단정하게 드는 톱핸들백, 바이 더 웨이는 일상 어디든 함께 다닐 수 있는 보스턴이에요.
바게트, "펜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그 작은 가방
바게트는 옷장에서 꽤 특정한 한 자리를 차지해요. 격식 있는 자리에도 캐주얼한 차림에도 들 수 있는데, 그 중간을 잇는 방식이 좀 독특해요. 작고, 짧은 어깨끈이 팔과 몸 사이에 가방을 정확히 끼우는 형태로 들리고, 앞쪽의 FF 잠금장치가 가방의 정체성을 만들어요. 이 FF 모티프는 원래 1965년에 칼 라거펠트가 펜디에 합류하면서 디자인한 "Zucca" 로고예요 (Fendi 101: The Baguette, Rebag).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차림은 슬립 드레스, 미디 스커트, 데님과 하이힐처럼 가방이 손과 가까운 곳에 머무는 옷차림이에요. 두 가지 경우에는 첫 선택이 아니에요.
- 출퇴근이 많은 날. 처음부터 일상 짐을 다 담으려고 만든 가방이 아니에요. 핸드폰, 카드 지갑, 립스틱 정도가 들어가는 사이즈예요.
- 가방을 어깨에 메고 양손을 비워두는 옷장. 짧은 어깨끈이 일부러 가방을 몸에 붙여 들도록 만든 거라, 크로스바디 습관과는 어긋나요.
Chexlow에서 자주 보이는 바게트는 클래식 가죽인 나파(nappa)와 Zucca 자카드 캔버스가 중심이고, 시즌마다 시퀸이나 자수, 데님처럼 한정판 버전이 추가돼요. 옷장에 일상용 토트는 충분한데 짧은 외출이나 저녁 자리에 들 작은 가방이 비어 있다면, 이 자리를 메워주는 가방이에요. 이미 작은 클러치가 있다면 바게트는 그 자리를 한 단계 올려주는 선택이지 중복은 아니에요.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건, 바게트는 사이즈 선택지가 꽤 많다는 점이에요. 1997년의 오리지널 26cm가 가장 Sex and the City스러운 비례를 가지고 있고, 더 작은 Nano와 Mini 사이즈는 거의 액세서리에 가까운 인상이에요. Medium 사이즈는 일상에서 좀 더 무난하게 들 수 있어요.

피카부, 단정하게 자리를 잡는 톱핸들백
피카부는 바게트와 정확히 반대 결로 만들어졌어요. 처음부터 anti-it bag을 의도했거든요 (Silvia Venturini Fendi Reflects on Designing the Peekaboo Bag, FASHION Magazine). 외부에 로고가 거의 없고, 형태가 단정하게 잡혀 있고, 두 개의 내부 수납칸이 가운데 단단한 칸막이로 나뉘어 있어요. 양옆을 살짝 열면 안쪽이 보이는 구조가 가방의 이름과 바로 이어져요. 양쪽 측면에 트위스트 잠금장치(turn-lock)가 달려 있어서, 한쪽만 열거나 양쪽 모두 열어 가방이 자연스럽게 살짝 벌어지게 둘 수 있어요 (The Fendi Peekaboo ISeeU, LA FORMA).
구조로 보면 피카부는 톱핸들백에 가까워요. 위쪽 손잡이로 손에 들거나 팔꿈치 안쪽에 걸치는 가방이고, 분리 가능한 긴 스트랩으로 어깨에 메거나 크로스바디로 들 수도 있지만, 가방 본연의 자세는 손에 드는 거예요. 패널이 부드럽게 잡혀 있어서, 안에 든 짐 양에 따라 살짝씩 모양이 바뀌어요. 완전히 비우면 부드럽게 가라앉고, 적당히 채우면 단정한 사다리꼴로 잡혀요.
이걸 알고 나면 고르기가 한결 쉬워져요. 옷장에서 피카부는 잘 만들어진 톱핸들백처럼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아요. 격식 있는 자리에도, 단정한 평일 일상에도 무난하게 들 수 있고, 가죽은 시간이 지날수록 길이 들어요. 멀리서도 펜디라고 읽히게 하는 건 큰 로고가 아니라 그 단정한 실루엣과 양 옆에 살짝 벌어진 입구예요.
이미 작은 바게트가 있는 옷장이라면 피카부는 중복이 아니에요. 더 큰 짐을 받아주는 단정한 자리를 채워주거든요. 캐주얼한 토트와 크로스바디 중심의 옷장이라면 피카부는 새로운 종류의 가방을 더하는 선택에 가까워서, 옷장의 나머지가 그 분위기에 맞춰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 생겨요. 이건 솔직히 말해 두는 게 좋아요.
첫 피카부로는 Medium(가로 약 33cm)이 가장 많이 추천돼요. A4 노트가 살짝 비스듬히 들어가고, 대부분의 체형에서 비례가 맞아요. Mini는 좀 더 드레시한 사이즈이고, Iconic(라지)은 살짝 캐리어처럼 보이기 시작해요.

바이 더 웨이, 부담 없이 매일 들 수 있는 보스턴
바이 더 웨이는 셋 중 가장 편하게 들 수 있는 가방이에요. 짧은 두 개의 손잡이와 분리 가능한 긴 숄더 스트랩이 함께 달려 있어서, 손에 들거나 어깨에 메거나 크로스바디로 비스듬히 걸어도 자연스럽게 자세가 잡혀요. 비슷한 크기의 피카부보다 무게가 가볍고, 실루엣은 차림을 받치기보다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가방이에요 (Fendi Is Relaunching Its Iconic By The Way Bag, PurseBlog).
펜디의 셀레리아(Selleria) 가죽은 부드러운 로마식 Cuoio 가죽이에요. 이 가죽으로 만든 버전이 가장 클래식하고, 표면에 톤온톤으로 잡힌 손바느질 스티치가 Selleria 라인의 시그니처예요. FF Zucca 자카드 캔버스 버전도 자주 보이고, 미니 사이즈에는 시즌마다 셔링이나 패치워크 버전이 더해져요. 가장 자주 보이는 사이즈는 미디엄(약 32cm)으로 A4 노트가 들어가는 일상용 사이즈이고, 미니(약 27cm)는 좀 더 가벼운 외출용이에요.
바이 더 웨이가 다른 둘보다 더 잘 받아주는 두 가지 상황이 있어요.
- 잠깐 동네 나갈 때. 짧은 손잡이로 손에 들거나 긴 스트랩을 크로스바디로 걸면 돼요. 가방이 굳이 한 자세를 강요하지 않아요.
- 캐주얼한 차림. 티셔츠와 데님 위에서도 과하지 않게 펜디 분위기가 나와요.
반대로 잘 안 맞는 두 가지 상황은 이래요.
- 격식 있는 자리. 피카부만큼 단정하게 잡혀 있지 않아서, 정장 옷차림에는 조금 캐주얼하게 떨어져요.
- 비 오는 날. 셀레리아 가죽은 부드러워서 물 자국이 다른 가방보다 빨리 보여요.
옷장이 평소 캐주얼 쪽에 가깝다면, 첫 펜디로는 사실 바이 더 웨이가 가장 정직한 선택이 될 때가 많아요. 옷장의 나머지를 더 격식 있게 바꾸라고 요구하지 않고, 진입 가격도 피카부보다 분명히 낮은 자리에 있어요.

한 철씩 들어보면 차이는 생각보다 빨리 보여요
세 가방을 한 철씩 번갈아 들어보면, 처음엔 비슷해 보였던 차이가 꽤 또렷하게 남아요.
- 드는 자세. 바게트는 팔 아래에 끼는 작은 숄더백, 피카부는 손이나 팔꿈치 안쪽에 단정하게 드는 톱핸들백, 바이 더 웨이는 손, 어깨, 크로스바디 어디든 자연스럽게 가요. 같은 동작을 두고 경쟁하지 않아요.
- 관리. 바게트는 작아서 모서리 스크래치는 덜한 편이고 시퀸이나 자수 버전은 장식이 먼저 닳아요. 피카부는 단단한 패널 덕에 형태를 잘 유지하지만 양 옆 트위스트 잠금장치 주변에 잔 스크래치가 보여요. 바이 더 웨이는 셀레리아 가죽이라 일상 사용감이 가장 빨리 드러나요.
- 되팔 때. 셋 다 가격이 잘 유지되지만, 중고 시장의 깊이는 바게트가 가장 두꺼워요. Sex and the City 시즌 한정판이나 오리지널 26cm 시퀸 같은 버전은 지금도 수요가 꽤 강해요. 피카부는 클래식 가죽 위주로 중고 흐름이 안정적이고, 바이 더 웨이는 진입 가격대가 낮은 만큼 천장도 낮은 편이에요.
그래서 어느 쪽을 먼저 살까
솔직히 결국 한 가지 질문이에요. 옷장에서 지금 어떤 자리가 비어 있나요?
- 짧은 외출이나 저녁 자리에 들 작은 가방이 없고 옷장에 슬립 드레스나 미디 스커트가 많다면 바게트가 첫 한 점이에요.
- 평일에도 단정하게 들 수 있는 톱핸들백이 비어 있다면 피카부가 첫 한 점이에요.
- 캐주얼한 옷장에 매일 들 수 있는 가벼운 가방이 필요하면 바이 더 웨이가 첫 한 점이에요.
한 가방에 세 가지 역할을 다 맡기려는 시도가 첫 펜디 구매가 자주 어긋나는 자리예요. 거의 잘 안 돼요. 결국 두 개 이상을 갖게 되는 사람들은 보통 옷장에서 가장 큰 빈자리를 메워주는 가방부터 사고, 한두 시즌 지나서 다음 한 점을 더해요.
Sources
- Fendi Baguette Bag History, WWD: 1997년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의 디자인, 파리지앵 바게트에서 빌려온 영감, Sex and the City 시즌 3 1999/2000 시퀸 버전
- Silvia Venturini Fendi Reflects on Designing the Peekaboo Bag, FASHION Magazine: 2008년 출시, "Hide and Seek"이라는 초기 이름, anti-it bag으로서의 의도
- Fendi 101: The Baguette, Rebag: 1965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Zucca FF 로고와 잠금장치 설명
- The Fendi Peekaboo ISeeU, LA FORMA: 양쪽 측면의 트위스트 잠금장치, 두 개의 내부 수납칸, 가운데 단단한 칸막이 구조
- Fendi Is Relaunching Its Iconic By The Way Bag, PurseBlog: 2014년 출시, 보스턴 실루엣, 셀레리아 가죽, 미니/미디엄 사이즈와 가격
이 가이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 글은 첫 펜디로 바게트, 피카부, 바이 더 웨이 셋 중 어느 쪽을 사야 할지 자주 받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세 라인의 디자인 배경은 WWD의 바게트 히스토리, FASHION Magazine의 피카부 10주년 인터뷰, Rebag의 바게트 해설, PurseBlog의 바이 더 웨이 리론칭 기사를 교차로 확인하면서 정리했고, 출처는 본문 끝 Sources에 그대로 적었어요. 본문 안의 권유는 Chexlow이 현재 다루는 펜디 라인업 안에 묶여 있어서 실제로 검토할 수 있는 범위에서 이야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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